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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 동굴의 눈부신 반짝임. 현장 운영부 사원들의 조심스러운 말소리와 어지럽게 섞인 발소리. 켈시 듀이의 단단한 등에 몸을 맡기고 토요 마사미츠의 걱정스러운 손길을 받으면서 늙은 콜튼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남자를 떠올린다. 그가 꺼내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바로 존재한 적 없는 콜튼 데이빗‘들’의 삶이다. 당연히 그는 여든 살까지 나이를 먹어본 적도 가슴이 자라는 몸으로 태어나본 적도 없다. 그러나 본래 몸은-시공간적 제약 속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개체는-물질적 역사를 가진다. 양자역학은 빈 공간을 유연하게 누비며 지금 여기 존재해버린 몸 속에 과거를 얼기설기 채워넣는다. 다섯 살의 콜튼은 겨드랑이를 파고들어와 자길 번쩍 안아들던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을 기억한다. 여자가 된 콜튼은 학교에서 가장 친했던 여자아이의 이름이 노아였던 걸 기억한다. 그리고 여든 살의 콜튼 데이빗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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